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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6대 마라톤

[D-47] 2024 TCS 뉴욕마라톤 대비 훈련 중간점검(혼자하는 풀코스 준비)

by Six stars 2024. 9. 17.

 어느덧 뉴욕마라톤이 50일도 채 남지 않았다. 사실 훈련 자체는 뉴욕마라톤 신청 전부터 시작해오긴 했는데 그때는 풀코스가 아닌 10K 기록 갱신을 위한 훈련이었다. 하지만 풀코스, 심지어 해외마라톤을 신청한 후로 나름 블로그에 올라오는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따라서 진행해왔고, 그걸 매일 또는 일주일이나 한달 간격으로 기록을 남겨야지 싶었는데 생각보다 바빴다. 
 
 마라톤 이후의 여행 준비도 해야하는데 의욕만 앞섰지 실행력은 떨어졌다. 오늘 일지를 계기로 훈련과 여행 준비 둘 다 다시 고삐를 조여야겠다.
 
 생애 첫 풀코스를 혼자서 준비한다는 게 개인적으로는 어려움이 많았다. 우선 현실적인 풀코스 목표를 설정하기 어려웠고, 그에 따른 체계적인 훈련방법이나 강도를 정하기는 더 어려웠다. 그러던 중에 우연히 재야의 고수 블로그를 찾았고, 감사하게도 춘천마라톤 100일 준비 프로그램을 공유해주고 계셨다. 그래서 나와 같이 첫 풀코스를 홀로 준비하고 있는 이들을 위해 공개한다.
 

백일 훈련 프로그램 보러가기

 

 가능하면 매주 올려주시는 프로그램에 맞춰서 진행을 했고, 상황상 여의치 않으면 요일별 순서를 바꿔서 진행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커리큘럼상 고강도 훈련 전에는 조깅이나 보강운동을 배치해두신다고 생각해서 요일이 연결되도록 조정했다. 일단 나는 2팀에 맞춰서 훈련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동안 하프 대회까지는 참여해봤는데 25km 이상은 처음 뛰어봤다. 그동안 진행했던 LSD 일지 공유해본다.

 먼저 그동안 훈련이랑 대회를 통해 수립한 내 기록부터... 풀코스 너끈하게 뛰려면 35키로 이상 최대 뛰어보라는 조언이 많았는데 걱정이다.

 

1. [7월 14일 일요일] 25km 나눠뛰기

 아마 이날부터 춘천마라톤 100일 프로그램이 시작됐던 것 같다. 꽤나 더워지기 시작해서 아침 일찍 나왔으나 그래도 갈증이 심해서 5km씩 나눠서 15km 채웠다. 물론 빌드업은 못했다.

 

 그럼에도 나눠뛰는 것이 좋은 점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일단 급수하기에 좋다. 좌석이 있는 트랙을 뛰는 것은 자칫 지루해보일 수 있지만 그만큼 마음 놓고 급수하기에 탁월하게 좋다. 그리고 얼마나 오래 뛸 수 있는 지 체력을 가늠할 수 있다. 물론 쉬지 않고 뛰는 것보다는 덜 힘들겠지만 나의 근육과 심폐지구력을 가늠할 수 있고 나아가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유독 이 날은 피로감이 적어서 저녁에도 더 뛰러 나왔다. 그럼에도 수분은 부족해서 5km씩 나눠서 뛰었다. 540 페이스와 500 페이스 심박수 차이가 너무 나는 걸 보니 아직 조깅 훈련량이 부족해보인다. 특히 기온이 높을 때 페이스를 올리면 심박수가 너무 날뛴다.

 

 

2. [7월 19일 금요일] 첫 25km : 한여름의 몸살

  앞선 주말에 25km 나눠뛰기를 한 덕분에 얼마나 오래 뛸 수 있는 지 조금은 짐작할 수 있었고, 덕분에 자신감도 얻었다. 무엇보다 팀별 코멘트에서 월 마일리지를 최소 250km 이상은 해야한다고 했고, 다가오는 주말에 20km 이상이 본 운동이었기에 시원한 야간에 무작정 나가봤다.

 

 급수는 600ml 파워웨이드 한통이었고 에너지젤 하나를 15km에서 먹었다. 자정에서야 돌아왔는데 무척 허기졌다. 근데 체중감량 해야된다는 생각에 아이싱만하고 잤더니 바로 몸살 걸렸다. 한여름에 걸리는 몸살이라니... 이 이후부터는 장거리 훈련 이후에는 늦은 시간이더라도 마음 놓고 영양 보충해주고 자게 됐다.

 

 첫 LSD에 제대로 당했다. 훈련하는 목적이 이런 것도 있을테니 위안을 삼아본다.

 

 

3. [8월 11일 일요일] 30km 트레드밀 : 고난의 행군

 이 날은 날씨가 안좋아서 굳이 회사에 있는 헬스장으로 찾아가서 LSD를 했다. 어떻게든 프로그램을 따라가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첫 30KM 달리기를 한 소감은 일단 무척 힘들었다. 그리고 트레드밀에서는 훨씬 더 힘들었다. 아무래도 오래된 트레드밀이라 그런지 가민 속도랑 안맞는 것 같았다. 설정된 페이스는 600이었는데 실제는 500 느낌이었다. 그래서 LSD는 무조건 야외에서, 가능하면 트랙에서 하는 걸로 마음 먹는 계기가 됐다.

 

 급수는 파워웨이드 스칼렛 스톰 600ml 4통을 먹었다. 에어컨 키고 뛰었음에도 너무 힘들었고 땀띠까지 났다.

그래서 이름하야 고난의 행군이라.. 그래도 힘든 만큼 뿌듯함도 컸다. 

 

 

4. [8월 26일 월요일] 30km 트랙 빌드업 : 주말 숙제는 주말에 하자

 마지막 30km 트랙 빌드업이었다. 사실 앞선 주말에 했어야 했는데 사정상 월요일 퇴근 후에 하게 됐다. 퇴근하고서 해도 괜찮을지 걱정이 앞섰지만 일단 10km 달리면서 가늠해보기로 했다. 

 

 달리기가 심신 단련에 좋은 점은 아마도 '일단 부딪혀보기'와 '포기하는 용기'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살아오면서 목표했던 무엇이던 간에 최선을 다했고 그만큼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컸다. 두려움이 커지는 만큼 더욱 최선을 다하긴 했지만, 달리기는 일단 해보고 여건이나 상황 또는 내가 포기하는 게 낫다고 생각이 되면 그날 훈련을 포기해도 괜찮아서 좋다. 어쩌면 그래서 어려운 여건에서 이루어낸 뿌듯함이 더 크게 다가오는 게 아닐까 싶다. 

 

 풀코스 마라톤를 준비하면 할수록 앞서 완주한 선배들이 대단하게 느껴지게 되는데, 정말 오랜 기간을 준비해왔고 당일에 통제할 수 있는 모든 변수를 통제해가면서, 그리고 마라톤 중에도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완주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러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고, 혹시라도 완주하지 못한다고 해도 그 다음에 또 도전하면 되니까 일단 부딪혀 최선을 다해보자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